“대학의 ‘흑자’, 기업과 같은 가치일까”…“대학의 흑자는 무엇일까”
적립금 산처럼 쌓아놓고 재정난으로 교육의 질 떨어진다는 대학들
“대학은 적립금으로는 한계”…정부재정지원 확충으로 대학지원해야

■ 적립금 100억원 이상 4년제 대학(84개교) 

(자료출처 : 대학교육연구소) 
(자료출처 : 대학교육연구소) 

대학교육 대책 묻기보다 등록금반환만 외친 학생들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학생을 교육소비자로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본지는 한 칼럼에서 별로 마음에 안 든다는 표현을 한 적이 있다. 소비자 개념을 대학으로 끌고 들어오면 떡볶이를 좋아해 찾아다니는 소비자에겐 대학은 졸지에 맛집이 되고 만다. 이렇듯 학교에서 소비자 개념이 강해질수록 수월성교육이 보편화되는 상황으로 진행되고, 공교육중심보다는 사교육위주로 전향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등록금 반환이 일었던 적이 있다. 교육소비자라는 개념이 극명하게 드러난 경우다. 학생들은 얼마는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은 깎자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은 국가에 학생들 등록금 반환에 정부가 보조비를 내놓으라고 아우성 쳤다. 대학도 코로나19의 일정 피해자라는 뜻이 들었다. 대학생들 등록금반환에 국민들이 낸 세금이 투여됐다. 한 고졸자가 말했다. “대학도 가지 않고, 근로자로 일하면서 내가 낸 세금이 왜 대학생 등록금반환에 쓰이냐?” 게다가 등록금은 대학이 받고, 등록금반환은 국가가 해주냐는 볼멘소리도 튀어나왔다.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외치기 전에 대학의 교육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서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서는 거론되지 않고, 등록금반환액을 최대한 달라는 요구의 목소리만이 들려왔다. 당시 본지는 몇 푼의 등록금반환 보다 양질의 교육을 대학은 어떻게 해줄 거냐고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자가 생긴 물건인지 모르고 구입한 소비자의 주장은 환불이 목적이 아니다. 필요했기 때문에 구입했으니 하자 없는 물건을 받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4년제 대학 4곳중 3곳 적자운영라면서 사립대 52.7% 적립금 늘어

지금 한국 대학사회에서 교육도 마찬가지다. 대학 재정난으로 교육의 질이 자꾸 떨어져, 이렇게 가다간 국가경쟁력에 큰 타격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국가경쟁력 저하까지 가기 이전에 대학경쟁력이 먼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어렵다는 사립대는 적립금을 계속 쌓이고 있다. 사용계정이 정해 있기 때문에 함부로 쓰지 못한다고 해명한다. 교육서비스가 측정될 대목이 아니다보니 학생들이 어느 수준까지 올려달라고 요구를 할 수도 없다.

■ 적립금 100억원 이상 전문대학(59개교) 

(자료출처 : 대학교육연구소)
(자료출처 : 대학교육연구소)

올해 2월 기준 전국 4년제 사립대의 적립금이 8143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천억원 가까이 늘었다. 토지매각 대금이라는 붙어서 그렇다는 게 사립대측의 설명이다. 사립대 2곳 가운데 1곳은 올해 들어 적립금이 증가했다. 4년제와 전문대를 합친 사립대 275개교 가운데 52.7%145개교에서 지난해에 견줘 올해 적립금이 늘었다. 적립금 증가폭이 가장 큰 대학은 호남대로, 토지 매각을 통해 1193억원이 늘었다. 두 번째로 증가폭이 큰 대학은 고려대로 기부금과 이자적립을 통해 275억원이 늘었다. 성균관대 244억원, 부산외대 266억원, 홍익대 153억원으로 증가 폭이 큰 순서를 이었다. 다만, 가톨릭대(-404), 연세대(-114), 세명대(-100), 건양대(-83), 순천향대(-78) 등은 지난해보다 적립금이 감소했다.

지난 2월초 유독 몇몇 보수언론은 “4년제 대학 4곳 중 3곳이 적자운영을 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등록금동결 및 인하정책이 결산에 반영된 2012년 이후 적자대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학에서 적자운영이라는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기업의 적자와 같은 개념일까. 4년제와 전문대를 합친 사립대 275개교 가운데 52.7%145개교에서 지난해와 대비해 올해 적립금이 늘었다. 그런데 4곳중 3곳의 대학이 적자운영을 했다고 한국교육개발원 연구보고서를 인용했다.

흑자운영 대학에 다니는 학생의 표정은 어때야 할까요?

한국교육개발원 연구보고서가 말하는 적자대학이라는 의미는 수입(등록금 및 수강료수입, 전입 및 기부수입, 교육부대수입, 교육외수입)으로 지출(보수, 관리운영비, 연구학생경비, 교육외비용, 전출금)을 전액 부담하지 못한 대학을 가리킨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제기한대로 적자대학이 증가했다. 이른바 적자대학이 늘어난 시점은 정부의 등록금동결 정책추진시기와 같다. 2012흑자였다가 2018적자로 돌아선 67개 일반대학을 한 걸음 더 들어가 살펴보면, 이들 대학의 수입총액은 3% 증가한 반면, 운영비용은 15%나 증가했다.

국가장학금으로 정부지원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수입총액이 3%밖에 늘어나지 않은 것은 등록금수입, 전입금, 기부금수입이 모두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운영비용 15% 증가는 국가장학금에 따른 장학금지출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보수, 관리운영비 지출이 모두 늘어난 게 주된 이유다.

임금 및 물가인상에 따른 자연증가분만 감안해도 지출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수입의 증가가 지출의 증가를 쫓아가지 못했으니 한국교육개발원은 적자대학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의 대학들이 주요수입원으로는 지출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예사문제가 아니다.

이 대목에서 함께 고민해 볼 문제가 등장한다. 교육 및 연구활동이 주요내용인 대학이 적자라는 사실은 분명 심각한 문제가 맞다. 그러나 반대로 대학이 예산이 남아 흑자를 기록했다면 이를 기업이 흑자운영을 한 것과 같은 관점으로 볼 문제일까. 교육 및 연구활동에 지출은 대학이 존재하는 지출이다. 또한, 교육 및 연구활동에 지출은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 때하지 않으면 흐르는 물과 같다. ‘흑자대학은 여력이 있음에도 추가지출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남은 돈을 적립금 축적이나 건물 또는 시설물 신·증축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자산적립성 지출에 쓰인 것이다.

■ 적립금 누적상승액 높은 대학(4년제/전문대 각각 20개교) 

(자료출처 : 대학교육연구소)
(자료출처 : 대학교육연구소)

대학의 경쟁력’, 적립금·토지보유 등에서 나오지 않아

실제, 2018년 결산 흑자규모’ 1위인 가톨릭대 누적적립금 증가액은 증가액이 높은 순위로 전국대학 2(221억 원), ‘흑자대학 2위인 홍익대는 1(230억 원). 사립대학이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대학은 200억 원이 넘는 적립금을 축적했다. 201831억 원의 흑자를 기록한 고려대는 642억 원을 자산적 지출(토지, 건물, 구축물, 건설가계정)에 투자함으로써 자산적 지출 전국대학 1위를 기록했으며, ‘흑자대학 4위를 기록한 세종대는 357억 원의 자산적 지출로 전국대학 자산적 지출 3위를 기록했다.

예산이 남았다면 추경예산을 편성해서라도 교육 및 연구여건 개선에 더 투자하는 건 대학의 존재지출이다. 비용을 줄이고 수입을 늘려 이윤을 극대화하는 행위는 기업에서의 가치로는 인정 받을만 하다. 대학에서 흑자논리를 우량한 대학이라고 등식화할 경우, 적립금을 과다축적하고 무리하게 자산을 확대하는 대학을 재정운영에 빼어난 대학으로 평가하는 큰 오류가 숨어 있다.

대학이 쌓아두고 싶어하는 적립금은 학령인구감소 시대에 한계가 뚜렷하다. 특히, 비수도권대학에게는 치명적이다. 리스크 관리는 해야겠지만 해야 할 교육과 연구활동은 현저히 떨어지면서도 적립금을 쌓는 것에 대해 교육부는 “‘학교법인 및 사립대학(전문대·원격대 포함) 2022회계연도 예산편성 및 관리 유의사항에서 적립금의 중장기 사용계획이 없는 경우 가급적 적립금을 교육비에 투자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학생수 감소와 등록금 동결 등으로 사립대학 재정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 추가적립을 지양하고, 보유한 적립금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도모하라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국민 절대다수, ‘고등교육재정교부금신설 반대 이유

부자 대학잘 가르치는 대학중 어느 대학 진학을 원하냐?고 올해 수시원서접수를 앞둔 예비 신입생에게 묻는다면 아마도, 잘 가르치는 대학을 가겠다는 답이 분명 많다고 자신한다. 이유는 대학의 경쟁력은 적립금, 토지보유 등에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의 경쟁력은 학생의 경쟁력이다. 또한, 대학의 역할을 다하고자 교육과 연구에 관한 지출을 성심성의껏 하는 대학의 소임은 널리 알려질 게 분명하다.

대학의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생·학부모의 학비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대학의 합리적인 예산편성과 정부의 대학재정지원 확충으로 풀어야 한다. , 비영리법인인 대학의 제1의 책무는 흑자운영이 아니고, 교육과 연구활동에 매진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대학에 한정해서 말이다.

이 대목에서 유념해야 할 내용이 있다. 대학들이 재정지원 확충의 방법으로 고등교육재정교부금신설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 절대다수가 그 교부금 신설을 반대한다. 이유는 대학역할을 제대로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사리사욕에만 급급하다는 국민들의 질타가 오래 됐다. 기획재정부가 고등교육재정교부금 신설에 난색을 표명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국민정서. 대학이 적립금을 웅켜쥐고 교육과 연구활동을 외면하는 행위는 앞으로 남고, 뒤로 손해나는 짓이다. 대학에게 진정한 흑자운영은 무엇인지 고민해 볼 요즘이다.

(자료협조 : 대학교육연구소)

저작권자 © Usline(유스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